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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톡스 상담을 하다 보면 효과보다 먼저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계속 맞으면 나중엔 안 듣는다던데요?」 바로 내성 이야기입니다.
내성은 정말 생기는지, 왜 생기는지, 생기면 어떻게 하는지, 얼마나 자주 얼마나 많이 맞아도 되는지 차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결론입니다. 내성은 생길 수도 있고 안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주기와 용량을 지키면 그 가능성을 낮출 수 있습니다.
이 글의 핵심
보톡스를 오래 맞아 온 분일수록 이 걱정이 큽니다. 많이 맞을수록 효과가 떨어진다는 말이 보톡스를 따라다니는 꼬리표처럼 퍼져 있기 때문입니다.
내성은 사람마다 생기기도 하고 안 생기기도 합니다. 모두에게 반드시 찾아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내성이 전혀 생기지 않는 보톡스는 없습니다. 「내성 없는 보톡스」로 광고되는, 신경독소만 정제한 제품도 마찬가지입니다.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는 있어도, 아예 안 생긴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내성을 이해하려면 보톡스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부터 보면 쉽습니다.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세 가지 모두 우리 몸의 항체가 알아볼 수 있는 구조물입니다.
셋 중 효과를 내는 것은 신경독소입니다. 신경 말단까지 가서 작용해야 근육이 쉬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둘은 이 핵심 성분을 감싸고 지탱하는 역할에 가깝습니다.
우리 몸에는 항체라는 방어 체계가 있습니다. 밖에서 낯선 것이 들어오면 달라붙어 작동을 멈추게 하는, 일종의 요격 미사일 같은 존재입니다.
보톡스도 몸 입장에서는 밖에서 들어온 물질입니다. 그래서 항체가 보톡스의 구조를 알아보고 작용을 가로막는 것, 이것이 내성입니다.
항체에는 기억력이 있습니다. 보톡스 효과가 사라지면 항체도 줄어들지만, 같은 모양이 다시 들어오면 몸이 그 모양을 기억해 냈다가 다시 만들어 냅니다. 한 번 생긴 내성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이른바 「내성 없는 보톡스」는 신경독소만 따로 정제해서 만든 제품입니다. 일반 제품은 신경독소에 여러 단백질이 붙어 있어 덩치가 크고, 그만큼 항체가 알아볼 부분도 많습니다. 반면 정제 제품은 복합단백질을 걷어 냈으니 항체의 표적이 줄어드는 셈입니다. 이론적으로 내성 가능성이 덜하다고 보는 이유입니다.
가능성이 적다고 해서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이론적으로 가능성이 적을 수는 있겠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겁니다.
유정민 대표원장
실제로 신경독소만 정제한 제품이 미국에서 처음 허가를 받을 때도 FDA 허가사항에 내성 가능성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면역원성 항목에 「모든 치료용 단백질과 마찬가지로 면역원성의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복합단백질이 없다」는 말이 「내성이 없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 꼭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보톡스를 맞았는데 예전만큼 효과가 없다면 순서대로 확인해 볼 방법이 있습니다.
다른 제품으로 바꿔 봅니다
신경독소의 구조는 제품마다 비슷하지만 주변 단백질은 다릅니다. 항체가 단백질 쪽에 생긴 경우라면 신경독소만 담은 제품에서 다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다시 맞아 봅니다
다른 제품에도 반응이 없다면 간격을 길게 둔 뒤 재시술을 시도합니다
그래도 반응이 없다면
신경독소 자체에 항체가 생긴 경우입니다. 이때는 같은 계열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참고로 보툴리눔 톡신에는 A형과 B형이 있습니다. A형에 항체가 생겼다면 B형은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A형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성은 생긴 뒤에 대처하기보다 생기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내성 확률을 높이는 조건은 분명합니다.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을 맞거나, 너무 자주 맞는 것입니다. 재시술 간격은 최소 두 달을 두시도록 권해 드립니다.
용량은 cc가 아니라 유닛으로 셉니다. 미국 FDA는 미용 목적으로 한 번에 400유닛까지를 기준으로 두고 있습니다. 감이 잘 안 오실 텐데, 사각턱 용량에 견주어 보겠습니다.
사각턱에 100유닛까지 쓰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리고 400유닛 상한은 내성 때문에 정해진 숫자가 아닙니다. 한 번에 맞는 총량의 기준이고, 내성은 앞서 말씀드린 양과 간격의 문제로 따로 보셔야 합니다.
그럼 수년째 꾸준히 맞아도 괜찮을까요? 이 부분은 참고할 만한 보고가 있습니다.
미용이 아니라 신경과 분야의 연구입니다. 목 근육이 계속 수축하는 경부 근긴장이상 환자 20여 명을 25년간 추적 관찰했는데, 오래 맞는 것 자체로 문제가 생기지는 않았다는 결과였습니다. 이 환자들은 치료를 위해 보톡스를 꾸준히 맞아야 합니다. 대상자 수는 적지만 장기 사용을 판단할 때 의미 있는 근거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이런 치료에는 얼굴에 맞는 양보다 훨씬 많이 씁니다. 이렇게 많은 양이 들어가면 내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오래 맞는 것보다 얼마나 많이, 얼마나 자주 맞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내성 말고도 궁금해하시는 것이 부작용입니다. 보톡스 부작용은 대부분 근육 움직임이 잠시 제한되면서 생기는 불편감입니다.
이런 국소 근육 약화는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 자연스럽게 회복됩니다. 보톡스 자체의 작용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부작용이 생기면 평생 가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시는 분도 많습니다. 보톡스 자체로 생긴 증상은 회복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돌아오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셔도 됩니다.
다만 목처럼 예민한 부위에 잘못 들어가 호흡이나 삼킴이 불편해지고, 그 과정에서 다른 질환이 악화되는 2차 손상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이런 2차 손상을 다룬 케이스 리포트도 있습니다. 그래서 부위마다 근육의 위치와 깊이를 정확히 알고 시술해야 합니다.
Q보톡스는 몇 개월마다 맞는 게 좋을까요?
A재시술까지 최소 두 달은 간격을 두시길 권해 드립니다. 너무 자주 맞을수록 내성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Q신경독소만 정제한 보톡스는 내성이 안 생기나요?
A복합단백질이 없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볼 수 있지만, 내성이 전혀 생기지 않는 제품은 없습니다.
Q내성이 생기면 다시는 보톡스를 못 맞나요?
A항체가 복합단백질에 생긴 경우라면 다른 제품으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신경독소 자체에 생긴 경우에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Q사각턱과 승모근을 같은 날 맞아도 되나요?
A미용 목적은 한 번에 400유닛을 상한 기준으로 봅니다. 두 부위를 함께 맞으실 때는 합친 용량을 기준으로 진료실에서 직접 정해 드립니다.
보톡스는 같은 약이라도 어디에, 얼마나, 어떤 간격으로 맞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지금까지 맞아 온 부위와 용량, 마지막 시술 날짜를 알려 주시면 그에 맞춰 계획을 세워 드리겠습니다.